예전에 함께 사역하던 전도사님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렇게 말했다. “목사님, 저는 나중에 목회하면 새벽예배 안 하려구여.”
한편으로는 한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기분이 나빴다. 저 마음으로 어떻게 담임이 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일주일 한 번은 새벽기도에 참여하는 게 어떻겠냐는 부탁을 단번에 거절하는 태도가 불편했다.
새벽예배... 한국 목회자라면 결코 피할 수 없는 숙명과 같은 것이다. 새벽예배만 없어도 목회할만하다고 말할 정도로, 새벽예배 때문에 간이 나빠진다고 불평할 정도로, 새벽예배는 어렵다. 무겁다.
돌이켜보니 나도 그랬다. 물론 그 전도사님처럼 대놓고 안 하겠다고 말하진 않았지만, 하기 싫어서 억지로 인상 쓰면서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정신이 깨지 않아 거의 비몽사몽이었고, 설교를 맡으면 잠을 설쳐서 하루가 엉망이 되곤 했다. 죄 없는 아내에게 괜히 짜증을 내거나, 교회사역에 이것저것 불평하고 트집을 잡기도 했다.
말 그대로 철이 없던 시절... 목사님께서 조용히 부르셨다. 차를 타고 짜장면집에 데려가셨다. 미국에서 먹기 힘든 짜장면... 이유도 모르고 맛나게 먹었다.
차 한잔을 하면서 목사님은 말씀을 꺼내셨다. “새벽기도 하는 게 힘들어요?” 그때 나는 교인과의 문제 때문에 마음이 상해서 며칠을 빼먹고 있었다. “아니요. 그냥... 어쩌다 보니...”
“사역자가 새벽기도를 하는 것은 단순히 예배드리고 기도하는 것이 아닙니다. 교인들에게 본을 보이는 것이고, 목회자의 영성을 지키는 겁니다.” 나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그후로 특별한 일이 아니고서는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그리고 목사님처럼 담임이 되었다. 전부는 아니지만 목사님의 그 말씀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새벽기도는 자유다. 강요할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한 가지는 새벽에 부어주시는 주님의 은혜는 크다. 나는 우리 교인들이 이 은혜를 더 많이 체험하면 좋겠다. 그래서 정말 모두 잘 되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