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 대심방이 시작되면서 그렇게 됐다. 원래 운영되던 사역에 더하여, 교우들을 돌아보고 기도하고 말씀을 나누면 날이 이미 저물고 있다. 속된 말로 빡센 사역ㅋ

이쯤 되면 체력분배도 필요하고, 사역정리도 당연하다. 그게 안 되면 일은 벌이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마음을 먹는다. 그런데 좀 지나고 나면 또 뭔가를 꾸미고 있다. 열일을 하고 있다.

친구 목사가 대뜸 묻는다. 일 중독 아니냐고... 정말 아니다. 나는 노는 거 엄청 좋아한다. 아무것도 안 하는 거 정말 즐겨한다. 예전에 내 별명이 뭐였냐면 굼벵이였다. 침대에 올라가면 잘 안 내려와서 붙여진 별명이다. 그런데 지금은 굼벵이가 풍뎅이가 돼버렸다.

뭔가 노리는 게 있어서 그러는 거 아니다. 물론 성장에 대한 압박이 있지만(아무도 뭐라 하는 분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목숨을 걸진 않는다. 계획에 충실해서 그런 것도 아니다. 나를 겪으신 분은 아시지만, 내가 그렇게 꼼꼼한 사람이 아니다.

단지 한 가지 이유다. 그러면 좋을 것 같아서... 성도들이 행복해하니까... 그리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것 같아서...

영유아부 아기가 달려와서 안아달라 한다. 오십견을 겪었는데도 언제 그랬냐는 듯 번쩍 들고 비행기를 태운다. 어린이부 친구들이 눈을 반짝거리며 달려온다. 목양실에서 있는 거 없는 거 다 빼서 한 아름 안겨준다. 청년들이 악기 때매 힘들어한다. 잘 몰라도 뜯고 만져서 고쳐 놓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러면 좋을 것 같아서...

오늘 연극공연도 그렇게 기획됐다. 다음 달에는 특별수요기도회를 다시 해볼 생각이다. 5월에는 가족들을 위한 따뜻한 자리를 마련해보려고 한다. 함께 웃고 함께 뜨겁고 함께 행복한 모습이 보고 싶어서...

교역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같은 마음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교회 식구들이 조금이라도 예수 안에서 행복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