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지난 월요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범행교사가 아이를 살해할만한 구체적 동기가 없었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묻지마 살인...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이런 류의 범죄가 점차 늘어나는 상황이었지만, 범행 장소가 학교가 될 줄은, 범인이 교사일 줄은 상상치 못했다. 마음이 아파서 기사를 다 읽지 못했다.

학교는 인성의 보루이며, 사회윤리의 초석이 되어야 할 곳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일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한 정신질환자의 돌발행동이나, 교육시스템의 허점으로 정리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의 망가진 단면을 보게 된다.

학부모들의 갑질과 학생들의 교사 폭행, 그리고 교사들의 잇따른 죽음... 이번 사건이 아니더라도 학교는 이미 병들고 있었다. 원인을 따지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단순히 생각해보면 학생이 학생 같지 않고, 교사가 교사 같지 않으며, 학부모가 학부모 같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물론 중심을 다해 학교를 지키는 고귀한 분들이 있지만, 이분들의 영향력이 작아지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안타까운 장례식이 치러지는 사이, 우리 교회에서는 어린이부 겨울성경학교가 준비되고 있었다. 선생님들이 시간을 쪼개어 저녁마다 모였다. 명찰을 만들고,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전도사님은 밤늦게까지 말씀을 준비하며, 교회에서 새벽을 맞았다.

그리고 시작된 예배... 멀찍이서 없는 듯이 지켜본다. 선생님들이 아이들만큼 있다. 그리고 참 열심이시다. 같이 웃고 같이 뛰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이렇게 비효율적인 모임이 있을까?’

이 상황을 해석할 수 있는 코드는 “사랑”밖에 없다. 아이들에 대한 관심, 교회에 대한 진심, 그리고 하나님에 대한 충심... 끔찍하게 시작한 한주가 우리 선생님들 때문에 따스하게 마무리된다. 참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