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의 연말연시는 매우 부담스럽다. 먼저 일이 많아 부담스럽다. 성탄절, 송구영신, 신년감사 등 여러 행사들과 예배들이 있다. 또한 새 사역을 계획하고 조직을 정비하며 섬김이들을 세워야 한다. 하지만 이런 부담은 미리 준비하고 열심히 발로 뛰면 어느 정도 해결된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부담이 있다. 다름 아닌 영적인 부담이다.
계획을 참신하게 세운다고 해서, 새 일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조직을 탄탄히 다지고, 사람을 빼곡히 세운다고 해서 부흥이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그런 것들이 중요하긴 하지만, 사실 표면적일 뿐이다. 결국은 동력이 문제다. 계획과 조직과 사람을 움직일 에너지...
문제는 그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나선다고 잘된다는 보장도 없다. 나의 영역을 넘어선다. 그래서 담임은 불편하다. 불안하다. 부담스럽다. 결국 해답은 무릎에서 나온다. 함께 하시기를... 인도하시고 이끌어주시기를 주님께 간청할 수밖에 없다.
이번 신년특새를 준비하며 더욱 그랬다. 교회가 하나가 되고 처음 시작하는 특새인데... 성도들이 은혜를 받아야 마음이 열리고 사역이 열릴 텐데... 솔직히 많이 부담스러웠다.
더구나 일은 분주하고, 시간은 모자라고, 일정이 다가오니 마음이 쫓기기 시작했다. 그냥 되는대로, 하던 대로 할까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아서 응답을 주실 때까지 기도하며 기다렸다.
하나님께서 말씀을 주셨다. 밤을 꼴딱 새고 말씀을 준비했다. 부족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첫 예배 첫 강단에 섰을 때 갑자기 마음이 풀렸다. 나의 부족한 부분을 우리 성도들이 채워주고 있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번 특새는 함께 만든 것이라 생각한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셨을 것이라 확신한다. 새벽마다 함께 한 우리 성도들의 눈망울을 잊지 않겠다. 엄동설한에 꺼지지 않는 그 열기도 마음에 품겠다. 작지만 간절한 그 기도 소리... 이미 마음에 새겼다.
